질문 또는 상담을 하고프나 결국 하지 못하는 (나만의) 이유
결론부터 말하자면 책과 시연 영상에서 이미 정답을 제시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악기를 글로만 배워서는 분명히 한계가 있겠지만, 훌륭한 시연영상이 함께 있기 때문에 그 시연영상을 넘어서는 질문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질문은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커트를 하는데 오른 손날의 깊이가 약 몇미리 정도 들어가야 할까요?'
영상을 보고서 줄자로 재보아도 알 수 없을만큼의 디테일한 질문은 개인레슨을 받는다 하더라도 답변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건 연습을 통해서 그 소리를 찾아가는 여행을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손의 깊이는 소리를 찾아가는 과정인 것이죠. 그리고 사람마다 해부학적 구조가 전부 다르기 때문에 사실상 원리 정도만 설명이 가능하지 자신에게 맞는 깊이는 본인 스스로 찾을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달을 보라고 손가락을 폈으나 손가락만 보면서 발만 동동구르는 격인 것이죠.
코드 운지도 마찬가지 입니다.
사람마다 손의 모양이 전부 다르기에 '저는 이런 식으로 운지 합니다'라는 레퍼런스 정도의 설명만이 가능합니다.
스스로 찾아야죠.
여기를 뮤트하면서 이곳을 운지하며 힘겹게 해당 코드의 사운드를 내고서 다른 코드로 전환하려는 순간 내 손은 기타를 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바로 이 지점을 통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불편한 진실을 극복해야죠. 여기가 넘기 힘든 산인 것입니다.
커트를 하는데 뭉툭한 배음이 함께하거나 1번 줄에 잡소리가 섞이거나 줄이 커트될(?) 정도로 강하게 커트를 한다거나...
바로 이 지점이 정말 넘기 힘든 산임을 아는 것, 즉 내가 지금 이 지점에 있다는 것을 알고서 하나씩 정리하면서 넘어가야 한다는 것을 아는 것 그 자체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어느정도 됐다고 생각하고 다른 곡으로 넘어가거나 다른 기교를 연습하는 순간, 말그대로 어느정도 된 소리만 납니다.
완성의 기준은 명확합니다. 누가 들어도 시연 영상과 거의 동일한 소리가 나면 되는 거죠.
통기타는 악기입니다. 누가 연주해도 악보에서 요구하는 사운드가 최대한 비슷하게 나줘야 하는 겁니다.
만약 사운드가 어느 정도 나는데 거기서 만족하고 넘어간다면 언제까지나 어느정도의 사운드만 나는 것이죠.
완성된 깔끔하고 정돈된 사운드는 스스로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오늘도 질문을 올리려다 이 생각을 하고서 마음을 진정시키며,
그래 이 손을 타고난 내 잘못이지, 기타 너가 무슨 잘못이 있겠니 라며 통기타를 반으로 접으려던 손에서 슬그머니 힘을 뺍니다.
연습만이 살길이기는 하지만 제가 느낀 대로 구체적으로 다시 표현해보자면
'정확한 연습의 충분한 누적만이 살길입니다.'
으아...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