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기타 리듬 6
앞으로 나의 통기타 히스토리는 켄지를 만나기 전과 후로 나뉠것이다.
기타를 언제 시작했나 헤아려보니 10년이 넘어 횟수로 11년째가 된다. 그 11년이라는 시간을 압축하면 1년도 안된다는 걸 아시는 분들은 아실것이고 나와 같은 분들도 많으리라고 추측해본다. 물론 켄지님을 만나 여기 계신 분들은 더이상 그런 방황이나 의미없이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진 않을것이라는 믿음이 이제 저절로 생겼다.
10년의 세월동안 레슨을 3번 정도 시도했지만 길어야 2, 3개월을 넘기지 못했다. 선생님들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연주자들이었으나 내가 원하는 그 무엇이 없었고 무엇보다 계속 이어나갈 수 있게하는 비젼없이 하루 하루 그 날의 수업에만 충실하신듯 했다.
기본기를 다지는 과정을 거의 거치지않고 내가 하고 싶은 노래가 한 곡 생기면 그 곡만 될 때까지 연습하고 안되면 포기하고 늘 그런식이었다. 사람들과 같이 기타 칠 기회가 생기고 보니 내 자신이 스트럼을 거의 할줄 모른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게 음악적 편식이 심해서 아르페지오 노래만 했었나??? 스트럼이 안되서 무의식적으로 피했을수도. 물론 그 깨달음 후에도 별 뾰족한 수는 없었다. 시간만 흘려보냈을뿐. 물론 해결책을 찾아보려 몇 번의 시도는 있었지만 매번 좌절이었다. 그러던 중 켄지님의 영상을 유투브에서 만났다. 맨 처음 영접하게된 경위는 사실 정확히는 기억이 안나지만 커리큘럼에 관한 소개를 보게되었고 ‘바로 이거야’ 하는직감이 왔다.
리듬스트럼1,2 강좌와 리듬6중에 뭘 수강해야하나 고민도 잠시, 빨리 끝내고 싶고 ‘할 수 있겠지 뭐’ 하는 욕심만 가지고 리듬 6을 신청했었다. 하는 내내 버거워서 힘들었다. 왜 리듬6이 리듬스트럼1,2 로 대체되어야하는지 알 것 같았다. 그래도 다행히 켄지님이 리듬스트럼1,2의 연주 영상들을 오픈해놓으셔서 병행하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강좌를 들으면서 매번 감사했고, 매번 유레카를 외쳤고, 매번 켄지님의 강의를 몰랐던 세월이 한탄스러웠다. 10년의 세월보다 불과 몇 개월만에 내 기타소리가 기타소리다워졌다.
작년 10월 30일경 첫 강좌를 시작으로 어제 리듬스트럼 3,4를 첫 수강했다. 연습일지도 성실히 쓰면서 그날 연습에서의 문제점이나 다음날 연습 목표같은 것들을 글로 적는것이 나 자신에 대한 다짐같이 여겨져 다음 날 실천하기가 조금은 수월했다. 처음엔 강의를 들으면서 한 곡 한 곡 완성해갔다면 16비트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강의를 여러 개 들으면서 노래도 3,4개를 동시에 누적 연습하고, 첫번째 곡이 어느 정도 되면 한 곡을 새로 추가하는 식으로 연습했다. 만족할 만한 완성도에 대한 집착을 버렸다. 한 방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 그것 또한 앞으로 나아가는 데 걸림돌이라는것도 켄지님이 깨우쳐주신듯 하다. <교재>라는 메뉴에 리듬스트럼 1,2에 나오는 연습 영상을 매일 준비운동처럼 게을리하지않았다. 켄지님이 공유해주시는 이 연습영상은 나에게 거의 심폐소생술과 같은 그것이었다.
리듬6을 수강하면서 대충 알고는 있지만 평생 불러볼거라곤 생각도 안해본 노래들을 접하면서 다양한 음악을 듣고 접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었다. 늘 다운되어있는 나에게 기타 칠 때 팔 흔드는것이 거의 유일한 나의 가장 과격한 움직임이었다는데 새삼 나 자신도 놀랐다.
리듬6 강좌는 공식적으론 끝냈지만 조용필 <바운스>, 윤도현<나는 나비> 원곡 속도로 올리기와 <먼지가되어> 한 음 한 음 정확한 소리내며 연습하기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듯하다. 리듬스트럼 3,4도 빨리 해 내고 싶은 조급함이 앞서지만 그럴수록 찬찬히 그리고 성실히 해 나가야한다는 것도 이제 안다. 그리고 계속 이어나갈수 있도록 비젼을 제시해주시고 아주 오랜 시간 치열하게 고민했을 켄지님께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