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아르페지오를 시작하십시오
찜한 몇 곡들을 제 기준의 완성으로 연주한 후 책걸이를 할 생각입니다.
다만 어제부로 완강을 했고 이에 후기만 좀 일찍 남깁니다.
성인이 된 이후 어떤 과정을 끝까지 마친 게 처음이라 게 넘 기쁘거든요ㅋ
앞으로는 '용두사미' 주홍글씨를 이마에서 떼고 다닐 생각입니다. 크하하하.
저는 1967년생이며 1984년~1987년 4년동안 기타를 쳤던 이력이 있습니다.
학업을 포기하지는 않았던지라@_@ 고2-3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못했으며
86년에 대학을 입학했지만 시국이 워낙 불안정해 휴강이 잦았고, 와중에 놀기도 했고 -_-;;;
대략 1.5-2년 정도의 구력이 있다 여기는 게 적당한 수준 같습니다.
당시의 음악은 소위 7080이며 C-F-G / G-C-D, 드물게 D-G-A / E-A-B 등
오픈코드로 소화 가능한 곡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 물론 minor 코드들도 위 전개에 포함됩니다만 대부분 open~
바레코드는 기껏해야 Fm, Gm나 쥘 뿐이었고 당시엔 메이저7이나 dim, 7-5, E/G# 이런 코드는 쓰이지도 않았어요.
지금 와서 상기해 보면 서양의 음악은 훨씬 다채로왔는데 우리 대중음악은 트윈폴리오->해바라기 계보에 머물렀죠.
기본 코드들을 이용한 제 연주 실력은 그런대로 봐줄만 했었습니다. 16비트 2번 (소위 쓰리핑거)까지는 잘 구사했었거든요.
어쨌든, 아무리 오래되긴 했지만 과거에 기타를 그럭저럭 칠 수 있었던 제 입장에서
리듬6를 배우며 처음 든 생각이 "아... 이거 오래 걸린다" 였습니다.
로우플랫 오픈코드에서였지만 소리를 깨끗하게 낼 줄 알았었고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음정/박자라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바레코드 및 다양한 파생코드들, 여러 리듬들을 체계적으로 배워가면서 (음악이 많이 발전했습니다) 정확한 소리를 낸다?
참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래서 리듬6의 연습곡들은 첨부터 끝까지 완주할 생각을 버리고 중요 소절이 완성되면 다음 곡으로 진도를 뽑는 것을 택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아래의 두 가지입니다.
a. 내가 직접 부를 노래를 더 많이 연습할 것이다.
b. 커리큘럼에 신뢰가 간다. 아르페지오로 올라가면 지금 잘 못쥐는 코드들 계속 반복할 것이고 그러면 결국 적응할 것이다.
실제로 아르페지오 강좌를 한달쯤 전에 신청했고 현재 8비트 퍼커시브를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상기b에 대한 확신 또한 생겼습니다- 코드는 반복되고 덕분에 운지는 계속 나아지고 있습니다.
제 기준에서 강좌에 대한 소감은 아래와 같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지는 게 싫어 단문으로 쓰겠습니다.
- 켄지님의 커리큘럼에는 수강생의 실력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상승시키고자 하는 극도의 고심과 배려가 보입니다.
일부 난이도 조절실패도 좀 있어 보입니다만ㅎ 저는 진의를 이해하기에 불만 없습니다.
- 다만 코드14를 마치고 온 초보자 분들이 완성하기엔 리듬6의 난이도가 전체적으로 높다 여겨집니다.
손도 잘 안쥐어지는데 스트럼에도 신경써야하니 갈길이 넘 멀게 느껴지죠. 저도 그랬어요ㅠㅠ
- 설명이 너무 자세한 것도 있습니다 - 특히 코드에 대한 것들.
하지만 좀 빨리 감으면 되죠ㅎ 이 부분은 노프러블럼입니다.
- 많은 연습곡들이 있습니다. 제대로 완곡하려면 코드를 외워야 합니다.
그런데... 바쁜 일상 와중에 내가 어디서 한번 불러볼 곡이 아니면 끝까지 외우고 연습해 완성할 의지가 약하더라구요.
(오늘 처음으로 하나 생겼습니다. 머루님 덕분에요 - 요즘너말야. 근데 저한테 안어울려요 -_-;;; 노래도 아직 못외웠구ㅠㅠ)
이건 제 성향의 문제일 수도 있고 제 메모리의 심각한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ㅠㅠ
때문에 불만을 토로할 이유는 1도 없습니다. 정말로... 선곡에 고심하셨단 게 보이거든요. 너무도 선명하게.
그러나 배우는 사람 입장에선 내가 써먹을 수 있는 곡이 있었음 좋겠다 라는 생각이 제법 크다는 점,
당연히 헤아리시겠지만 이 부분이 상당히 큰 요소이긴 해요.
어찌보면 곡의 난이도 조절이 연주만이 아닌 연주+노래와 함께 고려되는 것도 생각할 만 하구요 <== 물론 연주실력이 나아지면야ㅎㅎ
이 강좌를 듣고자 하는 분들께 몇가지 말씀 드린다면 아래와 같습니다.
- 기타를 제대로 배우고 싶은 분들이라면 꼬옥 수강하십시오. 저는 장년임에도 귀와 머리가 열렸어요.
- 위에 시시콜콜 올렸습니다만, 저같으면 리듬6의 완벽한 숙달 보다는 어느정도 소리가 나면 진도를 뽑는 게 낫다 생각합니다.
그 다음 아르페지오로 옮겨가는 걸 권하고 싶습니다.
스트럼이 어마어마하게 심오하다는 걸 저도 새록새록 느끼고 있습니다만
운지의 중요성은 아르페지오가 너무 극명하게 알려주고 반복되는 코드진행이 숙련을 도와줍니다.
그리고 어디가서 연주하실 때 일정 실력 이전엔 아르페지오가 어필하기 훨씬 좋아요ㅎㅎㅎ
- 나이가 많습니다만 제 피지컬은 아직 나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기타줄의 강한 장력은 견디기 참 힘들더라구요.
비싸고 좋은 기타를 보유하실 필요는 결코 없습니다만 최상의 기타 컨디션을 유지하시길 권해드리는 바입니다.
좋은 연주는 생각보다 강한 운지, 그 고통을 참아내는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더라구요.
저는... 향후 2년안에 마지막 강좌인 상대음감까지 마치는 것이 목표입니다.
켄지샘께 감사하고 앞으로의 도움 또한 부탁드리며,
일일기타를 통해 기타를 배우는 모든 분들의 행복을 기원드립니다.
김반장 拜